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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봉사후기

봉사후기

여러분의 생생한 경험을 나누고, 따뜻함을 공감해 보세요.

반가워요, 카자흐스탄 (2019.07.30.~08.05.)

1. 다가감
2. 다가섬
3. 다가옴
4. 다가듬
5. 다가봄
 

1. 다가감
"형우쌤~ 해외 봉사 안 갈래요?"
올해 봄이었다.
재작년 몽골 봉사를 함께 한 분들과의 모임,
여기에서 나온 이 한마디가 귓가에 아른거린다.
"어디로 가나요?"
"이번에 카자흐스탄 봉사가 새로 생겼어요.
열린의사회에서 처음으로 가는 곳이랍니다."
카자흐스탄. 지금껏 내게 낯선 말이었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무슨무슨 '스탄' 나라들이
모여 있다는 것 정도의 얕은 지식뿐이었던 내게
이 단어는 가슴에 미지의 호기심과 설렘을 심었다.
날짜도 아르항가이 봉사때처럼 7월 말~ 8월 초였다.
때마침 만기를 기다리는 적금 통장이 이렇게 속삭였다.
'그동안 열심히 살았어. 지금쯤 해외 봉사를 갈 때도 됐지.'
그래, 결심했어! 올해 여름은 카자흐스탄으로 떠나는거야.


열린의사회 누리집에서 봉사모집 공고가 났을 때 행여나
봉사단에 선발되지 않을까 싶어 부리나케 신청을 했다.
다행히 인천공항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찾아왔다.
오, 다행이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
출국날 공항 라운지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새로운 봉사지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했다.
재작년때보다 태연한 척 했지만
가슴은 여전히 두근거렸다.
아, 이제 출발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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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으로 출발~
그렇게 25인의 봉사자는 서쪽 하늘로 두둥실 날아올랐다.


2. 다가섬
날씨는 맑았다.
익숙하지만 낯선 설렘.
해외 봉사를 떠나는 시간은
기대와 불안, 약간의 떨림이 있다.
어느덧 구름의 간섭을 벗어난
순수한 가을놀의 질감이 창문을 문지른다.
항상 땅에 발을 붙이고 살던 일상을 떠나
아련한 꿈의 공간으로 들어서는 시간,
첫눈처럼 새하얀 구름바다를 바라보며
아득한 기억 속 세계로 천천히 잦아든다.
올해 2019년은 특별한 해다.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세계만방에 떨친 3·1운동,
대한민국의 정통성이자 정체성인 임시 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1920년대 갈수록 극심해지는 일제 탄압을 피해 러시아 연해주 지역으로
길을 떠나는 한인의 수가 급증했다. 이민보다 피난에 더 가까운 이동이었다.
이곳은 한반도와 접해 있어서 언제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한때 블라디보스토크 농촌인구 중 4분의 1, 25% 정도를 한인이 차지할 정도였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시절, 고려인과 혁명군은 생사를 함께 한 동지 관계였다.
함께 힘을 함쳐 일본 군대와 싸웠다. 혁명은 성공하여 소비에트 연방이 태어났다.
그럼 고려인의 생활도 조금 나아질 수 있지 않았을까. 처음에는 연방 정부에서
고려인들에게 세금 혜택도 주는 등 정착을 위한 지원을 했다.
하지만 세계 정세가 바뀌고 러시아와 일본은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상태로 대치했다. 날로 세력을 키우던 일제는 극동 지역으로의
침략을 꾀하며 전쟁 준비에 돌입했다. 전쟁 구실을 없애려던 소련은 한인들을
그 대상으로 삼았다. 한인들이 일본의 러시아 침략 명분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일제가 고려인들을 자기 국민이라 칭하며 이를 문제삼아 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여겼다. 1937년 스탈린은 극동지역에 살고 있던 한인들을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무작정 태워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켜버렸다.
17만 명에 이르는 한인들은 종착역도 알지 못한 채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나야했다.
한 달이 넘는 긴 이동 시간.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했다.
좁디좁은 열차 속에서 끝을 알 수 없는 시간을 견뎌야 했다.
그 길 위에서 무려 500여 명이 넘는 고려인이 목숨을 잃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지에
내려야 했다. 삶의 기반이라고는 전혀 없는 낯선 땅에서
그들은 살기 위해 생의 터전을 힘겹게 일구어야 했다.
한반도로 돌아가려던 고려인의 꿈은 스러져갔고
주권을 잃은 조선은 그저 속수무책이었다.
갖은 설움과 슬픔, 위협 속에서도 묵묵히
무에서 유를 만들며 생을 이어온 그들을
위한 봉사활동이 이번 일정의 의의다.
비행기로도 6시간이 넘는 거리를
열악한 기차 속에서 건너간
6,000여 Km의 길 위에는
그들의 눈물과 한이
곳곳에 배어 있다.
어느덧 도착한 알마티 공항.
이곳은 서울보다 3시간이 늦다.
현지 시각은 밤 11시 경이었으니
한국은 새벽 2시가 넘었을 무렵이었다.
봉사단이 준비해 간 약품 반입이 제지당해
범죄자처럼 한동안 공항에 발이 묶여 있었다.
현지 코디네이터분의 설득과 대처 덕분에
다음날 아침 물건을 찾는 선에서 해결이
되었다. 오, 신고식 제대로 하는구나.
알마티의 랜드마크 '알마티 호텔'에
도착해 첫날의 피곤을 잠재워본다.

3. 다가옴

생고생(?)을 각오하고 온 터라 숙소는 궁전이었다.
알마티 번화가의 중심지에 자리잡은 '알마티 호텔'은
왕관을 쓴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빛으로 우리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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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마티 랜드마크 알마티 호텔(feat. 알마티의 여신? 상)

봉사 장소는 알마티에서 차로 40분 거리의
탈가르 지역에 위치한 '탈가르 시립병원'이었다.
매일 알마티로 출퇴근하는 현지인들과는 반대로
러시아워에도 차가 막히지 않고 편하게 통근(?) 했다.
안락한 출퇴근 승합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만은 아니었다.
담소를 나누는 고급 살롱이자 선율이 흐르는 음악 카페였다.
때로는 흥겨운 리듬과 춤이 어우러지는 ‘아모르’ 파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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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봉사하러 갑니다
몽골 봉사지는 도립병원이었는데 여기는
또 어떤 환경과 시설을 갖추고 있을까.
 

여기서 봉사 일정을 한번 살펴보자.

7/30(화) : 인천출발(18:10) - 알마티도착(22:05)
7/31(수) : 오후 진료
8/1(목) : 전일 진료
8/2(금) : 전일 진료
8/3(토) : 전일 진료
8/4(일) : 현지문화체험 & 알마티출발(23:15)
8/5(월) : 인천도착(07:50)
일반적인 해외 봉사때와는 달리
병원의 유료 진료와 봉사단의 무료 진료가
혼재하며 보조 형태로 봉사가 이루어진 조금 불편한
시스템이었다. 각 봉사 장소도 한곳에 있지 않아서 몇 차례
자리를 바꿔야했다. 동선이 멀고 낯설어 물품 지원이나 의사소통에
단톡방이 큰 역할을 했다. 베테랑 봉사자들의 저력이 빛났다. 무엇보다
발로 뛰며 봉사단을 든든히 받쳐 준 간사분들 덕분에 무사히 봉사를 했다.
각종 어려움이 타노스 무리처럼 엄습해도 어벤져스 봉사단은 거뜬히 이겨 냈다.
낯선 현지인들과의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 준 통역 학생들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더 자세한 내용들은 김영아, 심은경 선생님이 후기를 잘 정리해 주셨으니 꼭 읽어보시길.
어려운 환경에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한 한국 봉사단에게 현지인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봉사후기 1
검색하기 카자흐스탄과 열린의사회의 첫 만남 심은경
http://www.opendrs.or.kr/bbs/board.php?bo_table=beautiful&wr_id=6156
열린의사회, 고려인 거주지 카자흐 탈가르에서 의료봉사활동 - 월드코리안뉴스
http://www.worldkorean.net/news/articleView.html?idxno=34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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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일보 1면 대서특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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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라, 이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서울시는 세 개의 직영 시립 병원을 갖고 있다.
첫 근무지였던 서울특별시 어린이병원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탈가르 시립 병원에는 물리치료실이 4곳 정도 있었다. 운동치료실도
한국과 어느 정도 비슷한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무엇보다 멀리 보이는
만년설이 신기했다. 확실히 국가 면적 세계 9위의 넓은 나라임을 실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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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가르 시립 병원 풍경

물리치료실 공간 한쪽을 얻어 운동치료와 스트레칭, 테이핑을 했다.

생각보다 참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주로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소아마비가 있던 아이와 교통사고를 당한 청년에게는
정상운동발달에 따른 소아운동치료를 했다. 짧은 시간 동안 내가 해준 것은
별로 없는데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카자흐스탄인들에게 오히려 감사함을 느꼈다.

맑은 날씨 아래 살랑이는 바람결이 하루의 봉사 일정을 지나온 우리들에게

신선한 숨결을 건네준다. 조금 지쳐있던 발길을 다시금 움직이도록 등을 다독여 준다.

해외 봉사의 즐거움 중 하나는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 아닐까.

호텔 조식은 참 맛있었다. 봉사하러 온 것인지, 휴양 온 것인지 잠시 헷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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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와, 일단 잡숴 봐. 알마티 호텔 조식이야~


현지에서 마련해 주신 음식도 정말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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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의 맛난 추억 


잔치국수를 닮은 고려국시, 위구르식 짬뽕 라그만,
당근김치 마르코프차, 오이 토마토 샐러드가 생각난다. 

마르코프차는 김치가 그리웠던 고려인들이 배추 대신
채를 썬 당근으로 만든 음식이라고 한다. 그들은
육식 위주였던 카자흐스탄에 쌀과 채식 문화를
널리 전했다. 이젠 현지인들도 잘 먹는다고 한다.
튀긴 빵인 바우르삭과 감자 전분으로 옷을 입은
고기만두 배고자, 꼬치구이 샤슬릭도 맛있었다.
양고기에 전혀 냄새가 나지 않았다. 이런 맛 처음이야!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양고긴가 소고긴가.
결론은, '카자흐스탄에서 먹은 음식은 다 맛있었다.' 다.


4. 다가듬
덥고 바쁜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지칠 법도 한데
퇴근길에 어디서 몰래 고속충전이라도 하고 오는지
이상하게도 봉사단원들은 해가 지면 더 힘을 내었다.
시인 윤동주의 「별 헤는 밤」 글귀처럼
"쉬이 '내일'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봉사'가 남은 까닭이요,
아직 '우리'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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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주변 야경
카자흐스탄 봉사는 모든 것이 좋았는데 아쉬운 점이 딱 두 가지 있었다.
우선 몽골에서 깊은 여운으로 남았던, 같은 대륙이니까 내심 기대했던
‘별이 빛나는 밤’을 마주하지 못한 점이다. 숙소가 도심지 번화가 한가운데라서
몽골에서처럼 반짝이는 하늘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괜찮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도심 봉사는 도심 봉사대로, 자연 봉사는 자연 봉사대로 각각의 매력과 의미, 아름다움이 있으니까.
그래도 조금 미련이 남기에 2년 전의 깨알 같은 추억을 스르륵 소환해 두자. (with 깨알 같은 홍보 1)
내 생애 첫 해외 봉사, 아르항가이로부터의 추억 (2017.07.29.~08.04.)
https://blog.naver.com/joa4342/221069859253

한 가지 아쉬움이 더 있었다.
쾌적하고 편리한 숙소는 참 좋았지만
봉사자가 모두 모일 수 있는 실내 장소가 없었다.
객실이 나누어진 호텔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뭐, 이것도 괜찮다. 앞으로 봉사지에서 더 자주 보면 되니까. (feat. 완도, 진도 가즈아~)
 

시내 저녁 외식을 마치고 숙소 근처 '콕토베'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탔다.
호텔 바로 근처에 해발 1,100m의 산이 있고 그 위에 놀이 동산이 있다니!
45Km/h에 달하는 fast coaster를 비롯하여 즐거운 체험과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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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토베 나들이
하루는 아름다운 산맥 속 깊은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이식' 호수를 방문했다.
에메랄드빛 맑은 호수와 시원한 산세, 화창한 날씨가 봉사단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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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식 호수 가는 길 


봉사 마지막 날은 '침블락'을 둘러보고 시내 투어를 했다.
3단 케이블카를 타고 해발 약 3,200m의 만년설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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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시원 침블락 풍경

우리가 산 정상을 내려오자마자 구름이 몰려오더니 식당에 도착했을 때는
시원하게 소나기가 내렸다.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오후에는 시내 곳곳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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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시내 투어
아, 해외 봉사의 필수 코스인 점프 사진을 빼면 섭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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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만이 살길이다
마지막 일정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짐을 챙겼다.
공항으로 떠나기 전 함께 한 통역 학생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줄 알지만 떠남의 순간은 언제나 그렇듯 애달프다.
뉘엿뉘엿 저녁노을이 그런 마음을 달래주려는 듯 차창으로 애틋한 햇살을 비춰주었다.
어느 한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이지만,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
매일매일이 더 소중하고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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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이제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5. 다가봄
카자흐스탄에서의 일주일을 뭐라고 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온정을 나누고 사랑을 배우며 감사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가수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에 이런 가사가 있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 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건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라고.
 

독일의 대문호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주저하지 마라. 나 자신이 스스로의 꿈이 되어라. 그리고 여행하는 모든 땅에 감사하라.
더위에도 추위에도 지지 말고, 자신의 세계가 있는 한, 너에게는 이루어야 할 것이 있다."


위의 세 문장에서 '사랑'과 '여행'을 '봉사'로 바꾼다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에 대한 작은 이유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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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만남의 연속이라고 한다.
사물과 동식물은 물론 자연, 사람과의 만남도 있다.
뜻하지 않은 기회나 삶의 전환점 같은 무형의 만남도 있다.
이런 모든 만남들의 한가운데에는
‘생각의 만남’, ‘생각과의 만남’이 있다.
전자(前者)는 내 생각이 주체적, 주관적으로 나와 다른 환경, 변화와 얼굴을 맞대는 것이고
후자(後者)는 내 생각과 외적인 요소들이 상호적, 객관적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이다.
어쩌면 봉사란, 일상에 젖은 묵은 감정 속 생각을 비워내고 위의 두 가지 만남으로
새로운 감성을 담은 시선과 가슴을 갖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나에게는 익숙한 일상이, 남에게는 독특한 체험이 될 수 있다.
낯선 곳에서 낯선 이와의 만남은 언제나 기나긴 생각의 물결을 일으키고 퍼뜨린다.
경험 그 자체는 평범함과 특별함이라는 가치적 차이를 따로 갖는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또는 봉사를 하는 이유는 다른 이, 다른 곳으로부터 새롭게
일깨운 감각으로 삶의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내 자신의 생활을 좀 더 새롭게 그리기 위해서가
아닐까. 그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지난 삶을 되돌아보며 비울 건 비우고 채울 건 채우면서 말이다.
인간은 의미를 먹고사는 동물이고 마음먹은 대로 자기의 삶을 그려나갈 자유 의지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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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는 그의 마지막 책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의 〈인간이라는 존재〉에서 이렇게 말했다.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웃에게 봉사함으로써 얻어진다.
봉사할 때 우리 내면에 있는 영혼이 하나로 합쳐지기 때문이다.

(…중략…)
우리는 내게도 타인에게도 동일한 영혼이 존재한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생을 이해하기란 불가능하다.


긍정 심리학에서는 진정한 행복을 '플로리시(flourish)'로 표현한다.
'행복하고 풍족한 삶, 더 바랄 것, 더 올라갈 곳, 더 채울 것도 없는 번성한 상태'다.
이를 위해서는 다섯 가지 요소, 'PERMA'가 필요하다고 한다.
긍정적 정서(Positive emotion), 몰입(Engagement), 관계(Relationships),
삶의 의미(Meaning), 성취(Achievement)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용어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물질적 풍족이 꼭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행복에는 PERMA를 통한 주관적 안녕감 상승이 중요하다.
해외 봉사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PERMA를
밀도감 있게 느낄 수 있는 시간 같다.
영혼을 완성하는 봉사 활동을 떠나보면 어떨까.

국내 봉사도 좋고 해외 봉사도 좋다.
물론 둘 다 좋지만 해외 봉사는
꼭 참여해 보기를 바란다.
백문이 불여일행이다.
봉사신청 | 열린의사회
http://www.opendrs.or.kr/bbs/board.php?bo_table=serviceReq

해외 봉사란 이런 것 같다.
드넓은 자연의 풍경에 취하고
포근한 사람의 미소에 반하고
따스한 봉사의 기쁨에 잠기는 시간.
국내 봉사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감상(感想)이지만
해외 봉사에서는 그 감성(感性)과 감정(感情)이 더 깊고 짙다.
아담한 사찰 암자에서 자그마한 연등을 켜는 것과
경치 좋은 광야에서 큰 풍등을 날리는 차이라고 할까.
지난 일주일간 카자흐스탄에서의 신비하고 신선했던 경험은
또 다른 체험을 위한 든든한 씨앗이 되리라.

노숙자에서 억만장자가 된 감동 실화
〈행복을 찾아서〉의 주인공 크리스 가드너는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은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삶이다."
해외 봉사라는 선물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안 해 본 일을 처음 참여해 보려면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있다.
참가비는 적금으로 마련해 보자. 없는 돈이라고 눈 딱 감고
1년, 2년 모으다 보면 어느덧 비용 문제는 해결이 된다.
시기는 자기에 맞게 정하면 된다. 다양한 날짜에
봉사 일정이 있으니 이를 참고하자.
방학이나 휴가 기간을 활용하면
무난하게 참가할 수 있다.
힘든데 쉬어야지 무슨
해외 봉사냐고? 이렇게
생각한다면, 일단 해 보시길,
그 다음에 생각해 보시길 권해 드린다.
해외 봉사의 추억은 냉동실에 넣어둔 탐스러운 홍시 같다.
흘러간 시간이지만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꺼내서 먹으면
그날의 달콤함과 시원함이 입안에 맴돌고 가슴에 번진다.
여름밤 모기처럼 성가신 일상의 귀차니즘과 단조로움을
가을날 단풍처럼 미소 가득한 즐거움으로 만든다.
이런 게 또 다른 ‘봉사의 맛’은 아닐까?
조선 중기의 고승이자 승장인 서산대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눈 쌓인 벌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그릇되게 가지 않기를 바라요.
오늘 내가 걷는 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사람들의 길이 되기 때문입니다.


카자흐스탄에서 함께 한 시간이
앞으로 해외 봉사에 참여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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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는 무생물과는 달리 외부의 자원과 에너지를 쓰며 살아간다.
‘나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람은 외부환경과의 끊임없는 물질대사와 에너지 대사를 통해
생명을 이어간다. 우리 삶은 실로 많은 것에 ‘빚’을 지고 있다. 공기와 햇살, 땅과 물 같은 자연부터,
보이는 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생명체는 물론 겹겹이 쌓인 인연의 고리까지.
인류는 종종 자신이 지구 최강이라고 으스대지만, 대자연 가이아의 관점에서는
광대한 진리의 바다 해변가에서 작은 조개를 줍는 꼬마에 불과하고
대우주 코스모스의 시선에서는 끝없는 시공의 구석 한편인
‘창백한 푸른 점’에 기대어 사는 미생물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이 미약한 생명체는 생각을 하기에 특별하고 사랑을 하기에 아름답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사랑하느냐에 따라 세상이 달라지고 운명이 바뀌며
미래가 변할 것이다. 그 한 가지 방법에 ‘봉사’가 있기를, 또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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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해외 봉사이자 새로운 첫 번째 카자흐스탄 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
2019년의 여름을 소중한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뻤다.
서로 다른 삶과 생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시간과 공간, 같은 마음을 공유했다.
빛처럼 아름다운 마음과 소금처럼 고귀한 노력이 만나 기적과도 같은 나날을 만들었다.
강물이 흘러 바다에 닿고 기울 달이 차서 둥근 달이 되듯, 중앙아시아에서 우리가 맺은
아름다운 인연은 앞으로 그 빛과 향을 더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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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짧을수록 좋다고 하는데, 낯선 곳에서 낯선 느낌이 가슴에 닿으면
샘물처럼 솟아나는 생각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잡아두려고 문장이 길어진다.
늘어나는 감상(感想)의 환상(喚想)을 늘어지는 감성(感性)의 잔상(殘像)으로밖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부족한 글쓰기 수준이 안타까울 뿐이다.
단어와 개념을 좀더 간결하게 다듬고 촘촘히 묶어서 잇는 연습을 해야겠다.

원래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다른 글을 끝내고 후기를 쓰려고 했다.
마침 봉사단원분들의 따뜻한 성원에 힘입어
카자흐스탄에서의 추억을 먼저 다듬어 보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더 나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부족하지만 독서에 대한 책을 쓰고 있는데 지금 퇴고 중이다.
40개의 목차 중 36번째에서 봉사 활동을 다루고 있다. (with 깨알 같은 홍보 2)
이번 카자흐스탄 봉사 덕분에 더 알차고 풍성한 내용을 글 속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2년 전 몽골 후기에서 앞으로도 해외 봉사에 꾸준히 참여할 것 같다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이 되었다. 그래서 여기에서도 한 번 끄적여본다.
언젠가 다음 기회에, 인연이 닿았던 모든 분들과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함께 봉사할 수 있기를, 낯선 곳에서 꽃피웠던 사랑과 나눔의 마음을
또 다른 곳에서 더 깊고 넓게 빛낼 수 있기를.
 

2년마다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국제 미술 전람회 '비엔날레'처럼
격년으로 해외 봉사를 떠나야 하는 운명은 아닐까,
홀수 해마다 비행기를 타야하는 건 아닐까,
카자흐스탄 봉사가 그런 전례가 되는 건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한 해 쉬고 한 해 떠나는 주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길한 예감이 든다.
앞으로 적금 통장과 더 친해져야겠다. 공부도 더 많이 해야겠다.
그리고 지난 봉사의 추억들을 꺼내보며 더 많이 웃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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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카자흐스탄.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희가 함께 빚어낸 귀하디귀한 날들이

모든 분들의 앞날에 은하수처럼 밝게 빛나길.

앞으로 맞이하시는 새로운 시간을 어루만져

아름답게 수놓아 드릴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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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합니다 ~ ^.^
  • 역시...!!! 다시 읽어도, 좋으네요~ ㅋㅋ 문학 청년의 감성이 듬뿍 담긴 멋진 후기! 카자흐스탄의 기억이 더 따뜻하게 느껴져요 ㅋㅋ ^___^*
  • 고맙습니다 ~*^^*
  • 문학소년 형우쌤의 봉사 후기를 몽골에 이어서 두번째 보게되어 너무 기뻐요. 다음에도 좋은 봉사 함께 하길 바래요!^^
  • 감사합니다 ^^*
  • 문학소년 형우쌤~ 또다른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네요. 짱!
  • 블로그도 참고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https://blog.naver.com/joa4342/22163481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