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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후기

여러분의 생생한 경험을 나누고, 따뜻함을 공감해 보세요.

어서와 바크항가이는, 아니 우리랑은 처음이지? (19 몽골 바크항가이, 19.10.02~19.10.07)

공항철도를 타고 택시를 타고 집에 오니, 새벽 6시반이다. 넷플릭스로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들었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따뜻하게 해놓은 쌀밥에 김, 배달주문한 고추참치를 다 비우고 나니, 지난 4 6일이 꿈만 같이 느껴져서 이 감정을 고이 간직하려고, 쇼파에 누워 이 원고를 작성 중이다.

 

몽골가려고 삼일 밤낮 캐리어를 챙겼다. 25일 장기 여행에도 기내용 캐리어 하나 챙기는 나이지만.왠지 이번엔 다른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어린이 같은 생각이나 엄마나 삼촌 같은 선생님들과 가는 첫 봉사라 기대는 하나도 없고, 그냥 모나지 않게 잘 있다가 와야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게 무엇일지를 여러날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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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길이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제 11년째로 막내(?)이다. 사무국에서도 동행한 멤버들도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을 것이지만 우리는 서로를 믿었던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봉사엔 베테랑들이라 그런 것에 대해서는 1도 걱정이 없었고, 일정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지낼 수 있는 무엇일까를 계속 생각했다.

 

평일엔 왕복 6시간, 주말엔 왕복 네시간 거리에 우리의 목적지인바크항가이'가 있다. 설명에 따르면 이곳은 울란바트르시에 속한 가장 외곽, 가장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이다. 5,000여명의 인구 중 3,000명 정도가 경제활동인구인데 일자리가 별로 없다고 했다

 

봉사활동은 병원에서 이루어졌다. 2018년에 완공된 것이라 그런지 깨끗하고 아늑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50병상 규모이고, 소아를 담당해주는 과나 한의과, 치과는 개설되지 않은 상태였다. 첫날 오전엔 진료실 세팅, 오후엔 진료를 시작하였다. 대부분 신경치료와 발치가 필요하였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소아청소년 환자가 매우 많았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나의 근무지에서는 다발성의 치수노출 치아를 가진 환자는 드물다. 게다가 제1대구치 상실한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간 아이들이 겪었을 통증을 생각하니 진료이 속도를 낼 수 밖에 없었다. 5시간 동안 치과진료실 문밖을 나서지 못하였다.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씻자마자 곯아 떨어졌다.

 

둘째날의 시작은 첫날 당뇨병으로 치아 상실이 많았던 환자와 만성치주질환 환자로서 전문가치면세정술을 시행한 환자였다. 그리고 발치 후 드레싱이 필요한 환자가 출근하기 전이라며 내원하였다. 내심 오지 읺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셋째날도 둘째날 약속한 사람이 다 왔다. 그만큼 치과진료에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둘째날 오전은 그 전날 예약해둔 환자들을 보느라 다 썼고, 오후는 오전부터 기다린 사람들로 하루가 모자를 지경이었다.

 

셋째날엔 미리 기다리는 환자들로 병원앞이 문전성시였다. 환자들과 눈 인사를 나누며 다른 출입구로 들어욌다. 이젠 내가 여기 사람들의 눈빛에 많이 적응한 느낌이다. 치과진료실은 분주하게 진료를 준비중이었다. 우리 치과팀은 오래전부터 한팀이었던 듯, 호흡이 잘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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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도 유창하지만 치과 진료에 대한 해박한 지식, 센스만점인 통역사 사롤은 임신 3개월의 몸으로 통역은 물론 환자 매니지, 치과진료 보조를 하느라 매일 배가 뭉쳐서 마사지를 하고 잤단다. 이현경 치과위생사는 본연의 업무에 능숙한 것은 물론이고, 나와 같은 방식으로 공감하는 게 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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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4 6일 동안 불편한 게 하나도 없었다. 진료시간 동안엔 꿈쩍도 못하고 체어와 한 몸이었고 이동하는 버스에선 의자를 뒤로 젖힌채 음악 삼매경이었다. 나는 어떻게 이리도 편하게 지낼 수 있었을까? 답은 우리 이번 몽골팀에 있다. 소수의 인원이 역할에 충실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매 순간 나누었던 따뜻한 눈빛, 다정한 말한마디, 서로를 믿고 편하게 놓아주는 태도가 이번 봉사일정을 정서적으로 안정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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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새벽 3 59분이다. 도착하자마자 자다깨다 이 글을 쓰다가 또 자다가 깨서 밥먹고 자다가 깨서 이 원고를 마무리 짓고 있다. 이렇게 될 걸 나만 몰라서 몇날 며칠밤을 고민하며 짐을 챙겼구나 싶다. 내가 준비한 커피포트와 아메리카노 한잔에도 기특하다며 다독여주던 선생님들을 또 뵙고 싶다. 처음부터 어서와 우리랑은 처음이지?’라고 말씀하시며 안아주실 것을 그 때 왜 나는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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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형선 단장님, 전희경 선생님, 이영미 선생님, 김정숙 회장님, 민경란 선생님, 김경리 총무님, 이현경 치과위생사, 김종현 팀장님, 박인철 실장님께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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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봉사내내 긍정에너지 뿜뿜 넘쳐났던 아현샘 덕분에 덩달아 힘이 났어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에요.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