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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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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마주하는 곳-몽골, 바양울기

긴 우울증 끝에 선택한 의료봉사는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첫 의료 봉사를 결정한때에 저는 코로나를 연속으로 2번이나 걸리고 , 코로나감염후에 몸이 쇠약해진 건지,  얼굴에 대상포진이 생겼습니다. 몇달을 치료했는데도 낫지않아 정말 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있는상태여서,  6월이 됐을때는 '과연 내가 이런 상태인데 몽골에 갈수 있을까 ?' 걱정도 되었습니다. 


몽골의료를 가는 7월초 간신히 흉터 몇개만 남기고 대상포진이 나았습니다. 

이제 남들이 저를 흉측하게 보지는 않을것 같아 씩씩하게 의료 봉사를 가기로 결정했지요. 


어찌어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몽골의 바양울기는 초원의 하늘을 마주하는 순수한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아름다운 사람들. 제가 상상한것보다 훨씬 멋진 곳이여서  오기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료봉사를 하기로 한 바양울기 병원에 도착해 의료 장비를 세팅하는 동안 '이곳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까?' 다시 걱정이 생겼습니다. 처음하는 의료봉사라 미숙할것 같은 제 자신을 알게 된거죠. 잘 할수 있을거라고 저 자신을 세뇌시키며, 같이 가신 봉사팀 분들의 격려와 응원속에 저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숨기고 숙소로 올아왔습니다. 


봉사 첫날,  예상대로 저는 많은 혼란을 겪었고 병원에 온 환자들도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대부분 만성적인 문제들을 갖고 온 환자들에게  어디까지 진료해줘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한국이었다면 기간을 두고 다시 내원하라고 하거나 필요한 약들을 그 자리에서 처방할수 있는데, 단기간 진료로 치료 해줄수 없는 질환들을 환자들이  안고 병원에 왔던 것입니다. 바양울기보다 선진 의료를 한다는 한국에서 의료진이 왔다는 말에 그 지역 분들이 기대를 갖고 오셨을텐데, 실망을 드린것 같아 저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산부인과 의사지만 제가 한번의 초음파 진료로 불임을 해결해 줄수는 없었고 그 자리에서 수술을 해서 자궁근종을 제거 해줄수도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큰 기대를 하고  몇시간을 기다려 진료를 보러 왔을 텐데 ... 바양울기는 몽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카자흐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여러 통역을 거쳐 진료 보니 진료가 더 힘들었습니다.  어쩔수 없는 상황이 많았지만  저는 환자들을 상담하고 초음파를 본후 도움이 될수 있는 처방약과 치료법을 알려주고 환자들을 보냈습니다. 쉴틈없이 밀려오는 환자들과 한국보다 더 쎈 자외선, 아직 회복되지 않은 대상포진으로 저는 두통과 안구 통증에 시달리며 봉사 첫날을 간신히 보냈습니다.  그때 진료 받던 분들이 아직도 저에대해 실망하고 있지 않을까 ?? 다시 생각해도 그 분들께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첫날 진료후에 의료진이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바양울기 봉사의 문제점과 해결책을 찾기위해서 모였지요. 첫날이어서인지 다른 부서도 많이들 힘들어 했었습니다. 저는 거기에 첫 의료봉사라 더 헤맨거구요. 


다음날은 어짜피 해결해줄 없는 질환들이 많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 바양울기에서 볼수 있는 진료를 봤습니다. 어제보다는 속도감있게 진료보고 줄수 있는 처방들을 해주었습니다. 완벽히 치료해 줬다고 할수는 없지만  첫날 보다는 나은 듯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바양울기에 적응하는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셋째날 ,  어제와 같이 하면 되리라 생각했지만  가끔 혼란스러운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제가 원하는 치료를 못해주어 환자들이 실망한경우도 있고, 통역이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어 환자가 이해를 못하기도 하고,  긴 대기 시간후에 순서가 뒤바뀌어 환자들이 화가난 경우도 있었습니다. 역시 쉽지 않은 해외봉사였습니다. 


 


그렇게 3일간의 바양울기 봉사가 끝나고 병원을 떠날때는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카자흐말이라도 조금 배워왔으면 더 잘할수 있었을텐데 하는 후회가 일었습니다. 저는 나름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많이 부족한 것을 진료온 환자들은 알았겠죠. 


바양울기 봉사 도중 그곳 사람들이 우리 나라 의료진에게 해준  따뜻한 대접들과 바양울기의 초원, 큰 호수 , 그보다 더 예뻤던 사람들을 저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립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마음으로 모인 열린의사회 봉사자들과 의료진들과 함께 해서 저는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말 그대로 지쳐있던 심신이 회복되어 온 의료 봉사였습니다. 대상포진도 회복되고,  더 굳은 마음으로 돌아오게 됐지요. 






 


하늘이 닿아있는 바양울기 초원 .... 때묻지 않은 바람..... 

내년에도 다시 만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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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생님 ㅜㅠㅠ 후기 읽으면서 괜히 안쓰러워요, 제가 더 챙겨드릴 걸..! 다음에는 쌤이랑 저희 엄마랑 둘 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고 씩씩하게!! 다녀오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