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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활동 소식
열린의사회는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통해 이웃들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봉사, 열정, 여행, 쉼_몽골 홉스골 볼룬투어
열린의사회 하면 떠오르는 곳은?? 하면 바로 대답할 수 있을 정도로 애정하는 곳 몽골!! 올여름도 어김없이 몽골을 찾아 떠났는데요. 그 방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이른 아침 도착한 인천공항은 누가 봐도 지금이 휴가철 중에서도 피크시즌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 사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홉스굴 볼룬투어 의료봉사단도 있었는데요. 온라인으로 진행된 발대식 외엔 실제로 처음 만난 만큼, 서로 인사를 나누지만 어색함이 가득하군요. 비록 지금은 서로 어색하시겠지만, 여러분은 이제부터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임을 몸소 느끼게 되실 거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며칠 전 난기류로 인해 기내식이 엎어지고 물건이 떨어지는 등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소식이 SNS와 방송을 통해 쫙 퍼진 덕에, 관련해 질문을 하시는 분들이 유독 많았습니다. 다행히 항공 이동 중 걱정했던 상황 없이 무사히 몽골에 도착했습니다. 예년보다 더 엄격해진 세관까지 통과하곤, 오후 3시, 버스 한 대와 트럭에 짐을 분산해서 장장 1,000km가 좀 넘는 홉스굴의 진료지를 향해서 또다시 이동합니다. 밤새 쉬지 않고 환승지인 하트갈에 도착하니 아침 8시 반. 앞으로 4시간 이상을 굽어진 비포장 산악험로를 가야 하기에, 러시아제 승합차인 푸르공으로 갈아타고 다시 이동을 시작합니다.
멀리서 찾아준 봉사단이 지치지 않도록 미리 주문한 아침 도시락이 배달을 왔네요.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하는 만큼 잠시 쉬며 풀밭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곤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해봅니다. 푸르공에 걸터앉아 요새 유행한다는 감성샷도 찍어보고 도란도란 얘기도 나누니 서로 조금 가까워지는 모습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도착할 것 같습니다~ 힘들 내세요!!" 라는 얘기에 서로 격려하며 다시 또 출발... 그렇게 산 넘고 물 건너 울퉁불퉁한 길을 3시간 좀 넘게 가다 보니 저 멀리 마을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휴~~~ 드디어 살았다.'
숙소인 기숙사와 병원과의 거리는 걸어서 5분여 거리. 식사를 마치고 병원을 찾아 진료 준비를 시작합니다. 동선을 살피고, 각 과별로 효율적인 진료장소를 배정하고는 각각의 장소에 짐을 옮깁니다. 3대의 유닛을 설치할 치과는 공간적 제약 때문에 바로 옆 별관인 통나무집에서 진행하게 되었답니다. 작은 외진 곳에 위치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집기류가 많이 부족합니다. 이럴 땐 당황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근처를 돌아다니며 테이블과 의자 대용으로 쓸만한 것들을 최대한 확보해야만 합니다. 뭔가 완벽하진 않지만, 우선 진료를 시작하면 부족한 부분들을 하나씩 채워놔야겠습니다. 그렇게 첫날의 진료가 시작됩니다.
첫날은 봉사단의 합을 맞춰보는 의미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당황할 수 있기에, 진료 동선도 익히고 통역과의 소통을 맞춰가면서 서로 익숙지 않은 환경을 조금씩 적응해 나가는 시간이랄까요. 그래서 첫날 오후 진료는 언제나처럼 무리하지 않고, 진료의 속도를 조절해 나가며 오류를 수정해 나가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 오늘 하루 몇 분의 환자가 다녀가셨을까요? 50명? 아니면 100명?? 무려 250여명의 환자가 다녀가셨다는 게 놀랍기만 한데요. 늦게 시작한 만큼 저녁 8시가 다 되어서야 진료가 마무리 됐다는 건 안비밀~!!
둘째 날은 역시 많은 분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병원을 찾으면 늘 놀라게 되는 이런 모습은 어느 지역에서도 동일하군요. 그만큼 의료봉사단을 기다렸고 필요했다는 반증인 것 같습니다. 서로 눈웃음과 미소로 인사를 나누고는,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진료를 시작됩니다. 접수 이후, 대기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아, 복도에는 각 과별 대기환자가 뒤섞여 있습니다. 순서에 맞춰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만큼, 1층의 서준&준영 형제와 2층의 남호성 군이 막중한 역할을 맡아 순서대로 차트를 받아줍니다. 진료실 앞은 혼잡해 보이지만, 실은 공간이 좁아 그렇지 이미 정리가 잘 되어있답니다.
한국에서 참여한 내과, 마취통증과, 소아청소년과, 치과, 한의과와 함께 울란바타르에서 합류한 몽골 산부인과 선생님 덕분에 마을 주민들은 다양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해드려서일까요? 접수 당시 얘기했던 증상 외에도 여기저기 아프거나 불편했던 증상들에 대해 다양한 질문을 하는 분들이 정말 많았는데요. 어느 과 하나 쉴 틈 없이 밀려드는 환자를 진료하느라 오전 내내 화장실 한번 못 가고 자리를 지켰답니다. 그래도 진료를 받고 고마움을 전하며 인사하고, 나오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시니 힘들기보다 뿌듯함이 훨씬 크게 느껴집니다. 이곳에 오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사람들을 직접 대면하니 오기로 한 결정은 참 잘한 것 같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어느덧 마지막 진료일입니다. 조금 전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끝날 날이 되었다니 시간이 참 빠르게 흘러가는군요. 앞으로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더욱 성심껏 봉사에 참여합니다. 이미 지난 이틀간의 진료덕에 병원 내부는 잘 정리되어 있고, 좀 더 여유를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마지막 힘을 내어봅니다. 마지막 날임을 알기에 더 많은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얼마나 멀리서부터 이곳을 찾았는지 알기에, 주어진 시간 동안 한 분이라도 더 진료를 봐드리고자 했습니다. 점심시간도 줄이고 진료에 집중하다 보니 벌써 마무리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병원 측에 현지에서 구입한 의약품과 의료 물품 등을 전달하는 것을 끝으로 공식적인 의료봉사 일정이 끝났습니다.
성공적인 의료봉사의 중심에는 식사를 준비하는 분들의 공로가 지대했는데요. 매일 삼시 세 끼를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로 바꿔가며 식단을 준비해 주셨습니다. 몽골에 가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한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번만큼은 라면이 필요 없을 정도로 최고의 식사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봉사단이 도착하기 전, 해피빈을 통해 마련된 모금으로 학교의 급식장비를 바꿔드리기도 해서일까요? 얼마나 우리를 신경 쓰고 배려하는지를 느꼈고, 진심으로 좋아하시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십시일반 모금에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진료일정 이후 홉스굴의 여유를 만끽하는 투어를 떠났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씨 덕에 푸르공을 타고 가는 돌아가는 길은 이전보다 더욱 험로가 되었습니다. 전에 없이 멀미를 하는 분들이 속출해 참 어렵게 캠프에 도착했는데요... 기대보다 훨씬 좋은 시설이 참가자들을 한껏 들뜨게 해 주는군요. 홉스골에서의 여행은 '쉼'과 '휴식'이 모토인지라 바다처럼 드넓은 호수를 마주하며 한껏 여유를 느끼고, 온전히 평온을 느끼는 시간이 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 아까운 시간을 보낼 수는 없겠지요!! 트래킹도 하고, 보트를 타고 인스타 스팟인 소원섬에도 다녀오고, 드넓은 초원에서 승마도 하고, 석양을 보며 캠프파이어도 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겼습니다.
왕복 2,000km가 넘는 머나먼 거리와 긴 일정이었지만, 특별한 이슈 없이 모든 활동을 마칠 수 있었던 건 함께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의 서로를 향한 배려 덕분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모든 일정 동안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과 중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찍 귀국한 분들, 통역을 도와준 몽골 친구들은 물론 묵묵히 곁에서 중심이 되어주신 정성문 단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하며, 조만간 더 좋은 자리에서 다시 뵙고 인사를 나눌수 있길 기대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참가자 명단>
의료진: 유승희 한승묵 이정웅 송수하 이상봉 이윤정 나선경 김지혜 민경란
김미지 민유리 오정현 최지원 손현지 김수영 이지인 정성문 김범석
자원봉사자: 김은오 조지원 박정호 허진영 김혜빈 박서준 박준영 남호성
몽골의료진: Ch.Sarantsetseg
통역: S.Otgontsetseg, Dulbadrah, D.Oyuntuya, G.Dashdulam, G.Enhksaihan, B.Odzaya, B.Batjargal
A.Lhagva-ochir, B.Tsolmon, E.Anujin, B.Bayambahishig, B.Saikhan-Sanjaa, A.Zoloo, B. Saikhan-Sanjaa
사무국: 박인철 실장, 정그루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