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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활동 소식

열린의사회는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통해 이웃들과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네팔 칠라우네바스 의료봉사_2019.12

해외활동


 

“Namaste~ um.. first time.. medical volunteer team... come to our town.”


열린의사회는 지난 1221일부터 24일까지 네팔 포카라 인근, “칠라우네바스라는 작은 마을에서 의료봉사를 진행했습니다. 칠라우네바스는 포카라에서 버스로 비포장 길을 두 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외딴 마을입니다.


마을에는 약 1,200가구, 4,000명이 주민이 살고 있는데,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의료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은 간호공무원 두 명과, 출산을 돕는 몇 명의 산파가 전부라고 합니다. 의료봉사팀이 온다는 소식에 마을 초입까지 마중 나온 한 간호공무원이 눈물을 글썽이며 전한 서툰 영어 몇 마디에 가슴이 뜨거워 졌습니다.



  

소수정예

 

이번 의료봉사는 사무국 직원을 포함해서 모두 열네 명으로 꾸려졌습니다. 의료봉사의 일반적인 모든 과정을 진행하기에 조금은 부족한 인원이었습니다. 기본적인 문진과 접수, 혈압혈당 검사, 각 과목별 진료, 약국 조제와 복약지도. 이렇게 눈에 보이는 과정만 하더라도 열서너 명은 필요하고, 번호표 배포, 안내 등 눈에 띄진 않지만 꼭 필요한 인원까지 고려하면 최소한 스무 명은 되어야 의료봉사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봉사를 진행하는 내내, 어느 파트하나 빈틈이 없었습니다. 팀원 모두가 일당백의 역할을 넘어 최선을 다해주셨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모여 멋진 팀워크를 이뤘습니다. 어느 곳이든 바쁘고 손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누구랄 것 없이 먼저 달려가 도와주었고, 어떤 일이든 마다하지 않고 손을 내밀어 주었습니다.



 

해외의료봉사 때마다 항상 붐비는 약국은 말 그대로 물 한 모금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빴습니다. 바쁘게 움직이다보니 손에 물집도 잡히고, 다리도 허리도 많이 아파왔지만, 오히려 웃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친절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복약지도를 하고, 조금이지만 쉽지 않은 현지어도 익혀 현지인들에게 다가서려 애썼습니다.



 

그런 마음과 노력이 현지인들에게도 느껴진 걸까요? 진료를 받고, 약을 받기 위해 한참을 기다리면서도, ‘왜 빨리 주지 않느냐, 얼마나 기다려야 하느냐누구 한 명 보채지 않고 차분히 기다려주었습니다. 오히려 바쁜 봉사팀을 배려하는 마음에 봉사팀은 더욱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collaboration 협력


네팔은 의료법상 외국인 의료진이 단독으로 진료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의료봉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현지 의료진과 함께 진료를 해야 하는데요, 아마도 무분별한 의료 활동을 예방하고자 하는 절차가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런 절차를 가운데에 놓고 서로 협력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마치 내 집 주방에 처음 보는 외국인이 와서 요리를 하는 격이니 어색하고 거리감이 느껴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이겠지요.



 

처음은 꽤나 어색했습니다. 서로 주고받는 인사도, 짧은 대화도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인정하고 마음을 여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따뜻한 마음을 담아 눈인사를 건네면, 작은 미소로 화답해주었습니다. 서로를 곁에서 바라보면서, 또 환자가 많아 지칠 때는 서로 가지고 있던 물과 간식을 나누면서 그렇게 협력이 시작되었습니다. 돌이켜보니 어떤 순간에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의 마음을 현지어로 전할 수 없어 아쉽지만, 이 글을 빌어 함께해 준 현지 의료진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감사합니다. 던네밧~


따뜻한 마음


해외의료봉사를 다니다보면, 언어와 문화라는 큰 벽을 항상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 문제라면 한국어 잘하는 통역이 있으면 해결되는 거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을텐데요. 하지만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건, 생각만큼 단순한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네팔은 종교적으로 힌두와 이슬람, 불교가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그만큼 다양한 문화가 섞여있습니다. 빈부격차는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이고,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받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격차도 엄청납니다. 종교적인 이유로 수술과 치과 발치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의학보다는 신앙으로 병을 이겨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다른 환경, 다른 삶, 다른 모습, 우리가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는 틀림없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봉사팀은 네팔을 이해하고 그들과 조금이나마 소통하기 위해 두 배, 세 배로 더 노력했습니다. 진료를 받으러온 한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살고 있는지, 아픈 곳이 있다면 언제부터 그런 증상을 앓고 있는지, 고통의 강도는 어느 정도인지, 처방한 약을 제 때, 제대로 먹을 수 있는 환경인지. 어느 하나 허투루 넘기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기다리고 있는 많은 환자를 보며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또 때로는 조금 지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봉사팀이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나마스떼, 던네밧~ 짧은 인사에 담긴 따뜻한 마음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진료소를 찾은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다가서려했던 노력, 그 노력을 마음으로 느끼고 화답해준 사람들. 그들과 우리가 함께한 순간만은 언어와 문화라는 높은 벽을 조금은 넘어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1222,23,24, 사흘간 1,153, 1,833건의 진료


의료봉사를 마치고, 다녀간 환자들의 차트를 정리하다보면 참 많은 생각이 듭니다. 너무 감사하다며 두 번 세 번 연거푸 인사를 하던 어르신, 자기는 괜찮으니 아이들 약을 좀 꼭 챙겨 달라고 하던 어머니,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업고 왔던 아들, 앞을 볼 수 없어 가족의 손에 의지해 진료소를 찾은 할머니... 차트에 기록된 글자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1,153명이라는 수치로는 결코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온전히 함께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과 열정이 느껴져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기꺼이 그 순간을 함께해준 열세 명의 팀원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박수를 보냅니다.



 

<네팔 의료봉사 참가자 명단> 


단장: 권현옥

의사: 차용원, 박단, 최선아, 권성은, 장현

약사: 박신욱

자원봉사자: 오은선, 권기조, 이순근, 김민수, 최지유, 박정원


사무국: 정그루 차장